무의미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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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의미의 의미

나는 언젠가 죽는다. 그래서 모든 것은 무의미한가? 아니면 그렇기 때문에 삶은 소중한가? 나는 지금까지 내 삶을 소중하게 다루고 있지 않았다. 되는대로 흘려보냈던 시간이 얼마나 많았는가? 나는 오늘도 오후 세시가 넘어 일어났다. 그렇다면 나는 내 삶을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나? 그것도 그렇지 않다. 나에겐 언제나 삶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만 너무 가까운 미래만 바라봤을 뿐이다. 그러나 만약 내가 먼 미래를 바라봤다고 해도 무엇이 달라졌을까? 아마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살기 위해 산다. 나는 밥을 먹고, 따듯하거나 시원한 옷을 입고, 편안한 잠을 자고, 섹스를 하고, 다른 사람이 내 삶을 빼앗아가지 못하기 위해 산다. 그 목적을 위해 지난 이십 년간 학교에 다녔고 지금은 직장에 다니고 있다. 나머지는 사실상 시간 때우기일 뿐이다.

​하루살이는 사실 평균적으로 이틀 열일곱 시간을 산다고 한다. 하루살이는 태어나서 자기에게 주어진 이틀 열일곱 시간 동안 미친 듯이 짝짓기를 하고 새끼를 낳고 죽는다. 그 새끼가 태어나면 그다음 이틀 열일곱 시간 동안 부모가 했던 일들과 정확히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고 죽는다. 내가 인간의 생이 여기 이 미물들의 생과 다를 바 없다고 말한다면 과연 자존심이 상할 것인가?

​나는 지금 카페 구석에 앉아 같은 공간 안에 있는 수십 명의 사람들을 보고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는 사람도 있고 떼로 어울려 떠드는 사람들도 있다. 이 사람들이 정말 삶의 무의미를 깨닫지 못하고 환상 속에 빠져 살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실제로 사람들은 환상 속에 사는 것이 아니다. 오히려 아무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표현하는 쪽이 더 정확하다. 모두가 열심히, 철저하게, 살기 위해 살고 있다. 그것은 본능이기 때문에 생각할 필요조차 없는 것이다. 내가 왜 배가 고픈지 진지하게 고민하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이다. 몇천 년 전에도 그랬고 몇천 년 후에도 인간은, 모든 생물은 지금과 같을 것이다.

​삶은 무의미한가 아닌가? 우리가 사는 세상은 허울 좋은 껍데기일 뿐인가 그렇지 않은가?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는 것은 꽤나 재미있다. 훌륭한 시간 때우기가 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삶의 무의미에 대한 담론만큼 무의미한 것도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