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니콜라이 고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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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니콜라이 고골

고골의 소설처럼 매력적인 똥냄새를 풍기는 작품도 흔치 않을 것이다. 그의 소설이 풍기는 향취?의 매력은 나에게 꾸밈없고 노골적인 묘사로서 다가온다. 많은 소설들이 인간의 부정적 감정에 대해 다루지만, 그 중 많은 작품들의 묘사는 너무 세련됐거나, 비극적이거나, 아름답게 묘사되곤 한다. 그러나 고골의 인물은 촌스럽고, 비참하며, 우스꽝스럽다. 얼마나 나와 그리고 내 인생과 같은지! 이렇게 잔뜩 과장된 나의 일기를 보고 나면 낄낄거리며 비웃으면서도 어쩐지 씁쓸한 뒷맛이 남게 되는데, 뭘까? 즐거운가? 그렇다. 슬픈가? 그렇다. 이것은 전적으로 독자의 위치 문제다. 나와 같아 슬프고 내 일이 아니라 즐겁다. 둘 사이에는 심지어 종이 한 장의 차이도 없는 것이다.

​우리는 왜 소설을 읽을까? 흔히 말하듯 인간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오직 인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한 목적 뿐이라면, 훨씬 밀도가 높고 첨예한 논박이 담긴 에세이를 읽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에세이는 어렵기 때문에 소설을 읽는걸까? 전혀 틀린 말은 아니지만 조금 더 정확하게 말해보자면, 두 장르는 인간을 이해하도록 돕는 방식이 다르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에세이에서는 엄청 똑똑한 천재가 나타나서 거만하게 팔짱을 끼고 앉아, 당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 조목조목 따져가며 논리적으로 설명해준다. 그러나 소설에서는 갑자기 인간들이 떼로 나타나 우르르 넘어졌다가 곧바로 똥밭을 마구 구르는 것을, 그저 보여준다. 그리고 우리는 그 굴러다니는 인간들의 구역질나는 똥냄새, 바로 그곳에서 매력을 느끼게 된다. 이것이 우리가 소설을 읽는 이유이고, 고골이 네프스끼 거리를 비추는 방식이다.

무수한 마차가 다리 쪽에서 몰려오고 마부가 고함을 치며 말 위에서 뛰어내릴 때, 그리고 악마가 모든 것들을 실제 모습으로 보여주기를 거부하고 램프의 불을 직접 켤 때, 네프스끼 거리는 더욱 심하게 사람들을 속인다. p282

우리는 온갖 일에 법석을 떤다. 이 책을 펼치기 전에도 얼마나 중요하고 시급하고 대단하고 아무튼간에 심각하게 찌푸린 얼굴로 많은 일을 해결하고 살아왔는지? 그러나 그 일들이 삐로고프 중위 처럼 과자 몇 개를 먹고 기분이 나아질 수준의 일이었음을, 그저 아까끼예비치의 외투 정도로나 중요한 일이었음을, 우리 자신도 내심 안다. 어렵사리 겨우 외투 한 벌을 구하고 그것을 꼭 쥐고 놓지 않으려는 저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운 모습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전부임을 알기에, 자꾸만 혀 끝에 쓴 맛이 도는 것이다.

세상이 좋아져 가장 천박한 사람도 난리를 피우며 살지 않게 될 시절이 올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그 날이 올 때까지 우리는 비참하고 우스꽝스러운 이 짓을 반복할 것이고, 그 때 까지 골목을 비추는, 똥냄새 가득한 이 소설은 계속해서 사랑받을 것이다. 그 냄새가 책에서 나는 냄새인지, 실은 요란을 떠느라 퍼덕이는 내 겨드랑이에서 나는 냄새인지 여전히 구분하지 못한 채로.

뻬쩨르부르그 이야기
러시아 근대문학의 선구자 고골의 단편소설집. 잘 알려져있는 코와 외투 이외에 광인 일기, 초상화, 네프스끼 거리까지 모두 다섯 편의 작품을 함께 담았다. 고골의 장기는 냉혹한 현실을 묘사함에 있어, 결코 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