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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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모르고

키에르케고어의 절망을 모르고 사는 것과 알고 사는 것의 차이는 대강 옷을 어떻게 입냐의 차이 정도로 이야기할 수 있을것 같다. 절망을 모르고 사는 사람이 사회, 가족, 사랑, 직업, 꿈 같은 것들이 입혀 준 옷 위에 자기 옷을 골라 입는다면, 절망을 아는 사람들은 일단 지금 내가 입고 있는 옷을 다 벗어서 전라의 상태로 돌아간 후 자기 옷을 골라 입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아니면 잔뜩 화를 내며 전라인 몸을 드러내고 "봐라, 이게 인간이다!"하고 소리치며 뛰어다니거나.

좌우간 뭐가 더 바람직한 옷입기라고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수 없을 것이다. 어쨌거나 인간은 인간이고 옷은 옷일 뿐이다. 뭐, 길을 가다 우연히 거울을 보고 자기가 옷을 입은지도 모르고 그 위에 옷을 또 입고 있었다는 사실을 알면 조금 부끄럽고 우스꽝스럽기는 하겠다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