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나 한 잔: 김승옥
섬세하지만 촌스럽다. '도시생활과 함께 사라져버린 인간성?에 적응하지 못하고 괴로워하는 사람들'이라는 주제의식 자체가 고루하다. 벌서 50년도 더 된 글이니 어찌보면 당연한걸까? 50년이라는 시간 보다는 당시 급격하게 진행 되었던 산업화/도시화의 영향이겠지?
수록된 4개의 단편 중 <서울의 달빛 0장>, <서울 1964년 겨울>은 최악이었다. <차나 한 잔>은 좋아하는 영화인 <인사이드 르윈> 느낌도 나고 꽤 괜찮았다. 어떤 '순수함'의 존재를 믿고 주변에서 그것이 상실되어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것, 스스로를 '타락'했다 말하며 괴로워하는 것 둘 다, 내 눈에는 현대의 감수성이 아니다. 특히 보기 힘들었던 것은, 괴롭다고 술 처먹으면서 처음보는 사람이랑 좆같은 선문답하는 장면이 꼭 등장하는데, 이문열의 <젊은날의 초상> 생각도 나면서 이 시대 아재들은(물론 이 때는 젊었겠지만) 이런데서 멋을 찾았나보다 하는 생각을 했다.